화마에서 동생을 보호한 형

 

 

단 둘이 있었다

엄마는 집을 비우고

단 두 형제가 고픈 배를 채우려고 라면을 끓였다

 

아직 어린 나이

실수로 불을 내었다

 

불은 걷잡을 수 없이 번져 온 집안을 태우고

불을 피하지 못한 형제는 신고도 못한 채

화염 속에 갇혔다

 

방안으로 자꾸만 들어오려는 불과 맞서 싸우느라

형은 중화상을 입으면서

동생을 책상 밑에 숨기고 이불을 둘러

화염의 공격을 막았다

 

소방대원에 의해 불이 꺼졌지만

전소된 집안에서 화상 입은 두 형제는

아직도 깨어나지 못했다

 

초등학교 4학년짜리

생활보호대상 엄마와 살면서

엄마의 알뜰한 보살핌도 받지 못한 채

유치원을 다니지 못하고 돌봄교실도 이용한 적 없이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을 앓고 있는 형이

어찌 동생을 보호할 생각을 다 했을까

 

자신은 3도 중화상을 입으면서

동생을 보호하여

1도 화상에 그치게 하였을까

 

전신 40%의 중화상을 입고

너무 많은 연기를 마셔

형제는 아직 깨어나지 못했지만

빨리 깨어나서

형은 화상을 입지 않은 듯 본래대로 회복되고

동생은 기관지 손상이 깨끗이 나아

다정히 손잡고 다니는 모습

다시 보고 싶다

 

하나님

이 형제를 긍휼히 여기사

살아나게 하시고 치료하여 주소서

형제의 우애 더 깊어지고

아주 행복한 삶을 살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