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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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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풍기시와 함께 2024. 6. 11. 21:07
여름이 되니 선풍기가 생각난다 장롱 위에 내팽개쳐 두었던 선풍기를 다시 찾는다 일 년 동안 한번도 찾지 않았던,만나지도 않았던 선풍기필요하니까 찾는다 선풍기는아랑곳하지 않고 옛날처럼 날 대한다변함없이 날 위해 부채질을 해 준다 선풍기가 부쳐주는 시원한 바람을 쐬며나도 모르게 미안한 생각이 든다 평소에는 전화 한번 하지 않다가자기 필요할 때 달랑 찾아오는 얌체 같은 사람 내가 그 사람과 같다는 생각이 자꾸만 나를 떠나지 않는다 이번 여름에는 최소한 그런 사람은 되지 말아야지 다짐하면서수양하려면 땀 좀 흘려야겠다 선풍기야 미안하다너는 나의 변함없는, 나보다 나은 친구네가 너무 좋다 빈말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