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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보고 싶었으나
대구 끝자락에 붙어 있어
멀다고 와 보지 못했던 송해 공원
이제야 와 보네
비록 대구의 끝과 끝이라도
범안로를 타고 잘 뚫린 몇 개의 터널을 지나면 금방 오는 것을
왜 이제까지 오지 못했던가
대구에도 이런 데가 있는가 싶을 만큼
가슴 확 트이는 바다 같은 이곳을.
산 사이에 널따랗게 펼쳐진 십 리 둘레인 옥연지
멀리 비슬산이 보이고
산의 우거진 나무들이 실물 그대로 비치는
저 맑은 푸른 물속
풍덩 뛰어들어 무더운 여름을 씻어버리고 싶다
송해 선생이 백세까지 살기를 바라며 만든
호수 위 S자 태극 문양의 백세교를 걸어
백세정에서 바라보는 옥연지
불어오는 잔잔한 바람에 전국 노래자랑의 노래가 들리고
송해 선생의 익살스런 목소리가 물결에 포르르 밀려온다
송해의 초상화가 큼직하게 그려진 송해 기념관
송해 선생이 기증한 432점의 유물
95년 삶의 여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지구가 없어지지 않고 우리니라가 망하지 않는 한
영원히 남아 있을 것이다
황해도 출신의 실향민이었던 송해
달성공원 통신병으로 있을 때 선임 상사의 여동생 석옥이와 결혼하여
다시 가지 못하는 고향이 그리울 때면
처가가 있는 이곳 옥연지에 앉아
물속을 들여다보며
실향의 아픔을 달랬다
끝내 이곳을 잊지 못하여
기세리를 제2 고향으로 삼아
죽어서도 이곳을 떠나지 않고
먼저 하늘나라 간 아내 곁에 묻혀
양지 바른 산자락에서
지금도 옥연지를 내려다보고 있다
살아 생전에
한번도 만나지 못했던 송해 선생님
오늘 여기 와서
물속에서, 기념관에서, 조형물에서 살아있는 듯 뵙고 체취를 맡으며
참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행복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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