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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직도 세상은 살만 하네
    에세이, 칼럼 2024. 8. 17.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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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15 광복절을 맞이하여 전광훈 목사가 주최하는 서울 광화문 애국 집회에 참석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3번 참석했다. 올 삼일절에도 참석했다. 목사는 이 집회에 거의 참석하지 않는다. 주도자 전광훈 목사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을 뿐 아니라 종교가 정치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정교분리 원칙에 너무 투철한 나머지 목사들이 정치집회 참여를 꺼리기 때문이다. 물론 목사는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목회 사역에 집중하고 성실해야 한다. 그것이 일반적인 정답이다. 하지만 나라가 위태로울 때는 사정이 달라진다.

    우리나라에서는 종교계의 성직자가 정치에 참여하는 것은 거의 금기시 되어왔다. 종교는 정치에 간섭해서는 안된다는 의식 때문이다. 그러나 정교분리의 개념은 정치가 종교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본래의 의미였다. 프랑스 혁명 당시에는 가톨릭이 국교인 것을 폐지하기 위하여 정교분리를 제정하였지만. 정치인들이 도리어 가톨릭 성직자와 수녀들을 박해하고 죽이는 극단적인 부작용이 발생하면서 영국 청교도들의 주도로 미국헌법에선 국가 정치가 종교에 간섭하지 않는 것으로 개념이 바뀌었다. 종교가 박해를 받고 국가가 일일이 종교에 개입하여 간섭하는 폐단을 막고자 함이 그 목적이었다. 그런데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이 종교의 정치개입을 막고자 하여 종교는 정치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의식을 주입하면서 오늘날 정교분리의 개념이 잘못 인식되고 있다. 그렇다 해도 종교가 정치에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정치도 종교에 개입해선 안 된다. 상호 자기 영역을 존중해야 한다. 정치가 전념해야 할 영역이 있고, 종교가 전념해야 할 영역이 있는 것이다. 정치는 세속적인 일에 관여하고, 종교는 영적인 일에 관여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나라가 망할 지경에 이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나라가 망하면 정치뿐만 아니라 종교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아니, 종교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독재자가 왕이요 신인 북한에게 망한다는 것은 종교의 사활이 걸린 문제다. 그러기 때문에 나라가 망할 정도로 정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종교가 정치에 개입하여 정치를 바로잡아야 한다. 정치를 잘못하여 나라를 망할 위기에 빠뜨린 정치인을 몰아내어야 하고, 정치를 바로 세워 나라를 안전하게 해야 한다. 그것은 모든 국민들이 해야 하지만 국민들에게 영향력이 큰 종교가 아무래도 앞장서야 한다. 그러나 나라가 번영하고 태평할 때는 종교가 정치에 간섭할 일이 없어야 한다. 종교가 정치에 간섭하고 관여하면 중세 가톨릭의 전철을 밟게 된다. 종교가 정치에 개입하여 종교와 정치를 일치시킴으로써 그 부작용의 폐단이 참으로 지대했다. 종교가 타락하게 되었고, 종교의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래서 중세를 인류 역사의 암흑기로 기록하고 있다. 세상의 빛이 되어야 할 기독교가 정치에 개입하면서 빚어진 비극이었다.

    내가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광화문 애국 집회에 참석한 것은 우리나라가 위태롭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문재인 좌파 정권이 들어서면서 나라가 완전히 거덜나고, 북한에 먹힐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북한 간첩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는 문재인이 나라를 빚더미에 앉히면서 경제가 파국에 이르렀고, 국방을 마구 허물어뜨리면서 북한침략에 완전 무방비 상태에 놓이게 되었다. 의식 있는 사람은 그것을 뼈저리게 느끼지만 일반 보통 국민들은 그 위기를 전혀 감지하지 못하고, 기독교를 비롯한 종교 성직자와 교인들이 중증 안보불감증에 빠져 있는 가운데, 이 위기를 간파하고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서 분연히 일어선 전광훈 목사가 고마웠던 것이다. 우리나라에 교회가 많이 있고, 20여만 명의 목사와 860만의 교인들이 있지만 나라가 백척간두에 위태롭게 서 있음을 감지하지 못하고, 영적 장님이 되어 교회에만 안주하고 있는 것을 볼 때, 나라가 망하여 북한에 정복되면 교회가 없어지고, 목사 자리도 없어지고, 순교를 해야 하는데 어쩌자고 저리 태평하냐는 생각이 들어 참으로 안타깝고 한심하였다. 몇몇 문제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유일하게 현실을 직시할 줄 아는 전 목사가 성하지 못한 몸으로 앞장서서 애국 운동을 하니 감사하고 다행으로 여겨졌던 것이다. 자주는 아니지만 그래도 전 목사를 지지하고 동참하는 의미에서 한번씩 광화문 집회에 참석해 왔다.

    이번 4.15 총선에서 전광훈 목사가 만든 자유통일당에 기대가 컸다. 자유 마을을 결성하고 천만 지지자를 조직하여 매우 단합적으로 선거운동을 하였기에 적어도 수 명의 국회의원이 당선될 줄 알았는데 당선자 한 명 없고 지지도 60만 정도에 그쳤다는 발표를 듣고 실망이 적지 않았다. 그 때문에 지지를 거둔 지지자들이 많다. 대구에서 애국 집회에 참석하는 애국 동지들이 현저하게 줄어든 것을 보니 선명하게 실감되었다. 나도 그랬다. 그래서 참석을 그만둘까 생각했다. 그러나 부정선거의 증거가 속속들이 드러나고, 이대로 두면 나라가 더욱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전 목사의 애국 집회를 지지하기로 했다. 목사로서 적극적으로 나서기는 그렇고, 매번 참석할 수도 없지만 마음으로 지지하고, 중요한 때에 참석함으로써 전 목사에 대한 지지를 표현하고자 하였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도 광화문 집회에 참석하려고 왔다. 늘 주차하던 곳에 주차를 했다. 그곳은 모델 하우스 회사로 주차 공간이 넓고 주차하는 자동차가 거의 없었다. 세 번 모두 이곳에 주차하였다. 그래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래서 오늘도 마음 놓고 주차를 했던 것이다.

    서울 광화문 집회에 가는 우리의 대절 관광버스가 고속도로에 진입하여 칠곡쯤 달라고 있을 때 전혀 알지 못하는 번호의 전화가 왔다. 요즘은 보험가입을 요청하는 전화들이 하도 많아 알지 못하는 번호의 휴대폰은 잘 받지 않는다. 그런데 이 전화는 이상하게 받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수화기에서 들리는 목소리는 황당하기 그지 없었다.

    오늘 행사가 있어 빨리 내 차를 빼라는 것이다. 200대가 넘게 오니 빨리 자동차를 빼지 않으면 견인조치를 취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놀랍고 황당했다. 지금까지 이런 일이 없었는데 당하고 보니 어이가 없었다. 그러나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어디 있겠는가. 이미 버스는 출발했고 고속도로 위에 있는데 어찌 자동차를 이동시킬 수 있겠는가. 새가 되지 않는 이상 불가능한 일이다.

    “지금 서울로 가고 있는데 차를 이동시킬 수 없다. 사정이 이러니 매우 미안하지만 좀 봐 달라.” 사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 전화의 목소리는 지금 차를 이동시키지 않으면 견인조치하겠다고 말하고는 일방적으로 끊었다. 조금 후에는 다른 직원이 똑같은 말로 전화를 했다. 일방 통고였다. 당장 자동차를 빼지 않으면 견인조치한다는 말을 애무새처럼 되풀이 했다. 그러나 이미 차는 떠났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전혀 없어 오직 하나님께 기도했다. 자동차가 견인되는 일이 없도록 지켜달라고, 저 사람들이 배려할 마음을 갖게 해달라고 기도할 뿐이었다. 하지만 속에서는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하나님이 기도를 들어주면 다행이지만 들어주시지 않는다면 이 일을 어찌해야 하나? 불안했다. 견인되면 찾는데 비용이 들어야 하고 찾으러 가려면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견인비도 아마 10만 원 이상 들 것이다. 보통 성가신 일이 아니다. 비용도 만만하지 않다. 그러나 어찌 하겠는가? 그 회사의 처분에 따를 수밖에 없고, 하나님의 은혜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 기도하고 하나님께 맡겼다. 하나님이 막아 주시고 그런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게 해주실 것을 바랐다.

    그 후에는 전화가 오지 않고 문자도 없었다. 그들이 어찌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서울 광화문에 도착하여 집회에 참석했다. 하나님이 오늘 집회를 돕는 듯했다. 하늘을 흐리게 하여 직사광선을 피하게 하시고, 바람을 불게 하셔서 그렇게 덥던 날씨가 극단적인 더위가 아니게 해주셨다. 하나님도 전광훈 목사의 이 집회를 지지하는 듯이 보였다. 광장에는 인파가 흘러넘쳤다. 끝을 알 수 없었다. 한 백만 명 정도는 온 것 같다. 본래는 천만 명 동원될 예정이었지만 선거 후유증으로 많은 사람이 참석하지 않은 듯했다. 그러나 좋은 날씨 속에 아무런 사고 없이 집회를 잘 마쳤다. 성공적인 집회였다. 거리 행진이 있었지만 우리 팀은 그냥 돌아오기로 하였다. 집회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애국하는 일이다.

    돌아오는 길에 내 차가 슬그머니 걱정되었다. 집회 동안에는 까맣게 잊어버렸는데 귀가하려 하니 불현듯 생각이 났다.

    오늘 같은 공휴일에 무슨 행사를 하며, 요즘 대구에는 아파트 분양이 잘되지 않는데 모델 설명회를 한다고 해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200대의 자동차가 모여들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달랑 내 차 한 대가 주차되어 있다고 그들의 사업에 지장을 줄 것 같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견인했다면 아주 잔인한 사람이라 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세상이 악하다 해도 고의도 아니고, 전에는 괜찮아 모르고 주차를 했는데,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자동차를 이동시키지 못했는데 그럼에도 견인했다면 이건 인간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겁을 주기 위해서 그랬겠지만 견인까지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기대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사람의 일이란 한 시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것이다.

    대구에 가까이 올수록 내 차가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하고, 한편으론 걱정도 되었다. 도착지에 도착하여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내 차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차를 주차한 곳을 바라보았다. 밤 늦은 시간이라 잘 보이지 않았지만 희미하게 내 차가 그대로 서 있는 듯이 보였다. 그러나 확실하지 않았다. 더 빨리 달렸다. 그리고 가까이 다가가니 정말 꿈속처럼 내 차가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 안도감이 밀려왔고 감사가 솟아올랐다. 하나님께서 기도를 들어주심을 감사드리고, 그 사람들이 고마웠다. 그런데 난감한 것은 입구를 쇠줄로 막아놓았다. 안도감으로 풀리던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쇠줄에는 자물쇠를 채워 쇠줄을 어찌할 수 없었다. 쇠줄을 풀지 않으면 차가 나갈 수 없다. 비록 그 자리에 주차되어 있어도 차를 움직일 수 없다. 내일 이 사람이 출근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난감하고 실망감이 밀려왔다. 이 사람이 이런 식으로 나를 골탕 먹이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고맙던 마음이 다시 괘씸감으로 돌변했다. 그러나 견인을 하지 않을 정도의 사람인데 그렇게까지 악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에 출구를 열어 놓았을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건물 주변을 살펴보았다. 이제 보니 건물주가 바뀐 것 같다. 전의 회사명이 아니었다. <KK 건설>이였다. 건물 주인이 바뀌었기 때문에 주차를 막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돌아다니면서 살펴보니 건물 옆으로 자동차가 지날 수 있는 길이 있고, 건물 뒤편에 작은 주차장이 있었다. 그 입구에 철문이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자물쇠를 채우지 않았다. 그냥 노끈으로 문을 묶어 놓았다. 눈이 번쩍 뜨였다. 또 다시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 철문을 열면 바로 도로가 나와 자동차가 빠져나갈 수 있었다. 이 사람이 이런 배려를 했구나 싶어 다시 감사함이 밀려왔다. 그가 참으로 마음씨 예쁜, 착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 철문의 노끈을 풀고 철문을 열어 자동차를 도로에 올렸다. 그리고 철문을 닫아 본래대로 해놓고, 정말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 자리를 떠나 집으로 무사히 돌아왔다. 먼저 하나님께 감사하고, 그렇게 배려해 준 그 사람에게 진심으로 감사했다. 이름도, 직급도 모르지만 정말 아름다운 사람임에 틀림 없다. 진정으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문자를 보냈다.

    이런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어 그래도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 이런 꽃 같은 사람이 있는 한 예수님의 재림도 늦어질 것 같다. 그에게 축복을 하고, 그의 행복과 건강과 형통을 기도했다. 걱정과 불안이 있었지만, 애국의 열기와 배려심이 얼마나 아름다운 사랑인지를 느낀 하루였다. 잊혀지지 않는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선하고 아름다운 꽃 같은 사람이여, 복 받고 건강하고 행복하시라. 그리고 예수님을 믿지 않는다면 꼭 예수님을 믿으시라. 우리 함께 천국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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