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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벚꽃과 민들레
    시와 함께 2024. 4. 6.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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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 크고 화려한 귀부인 같은 벚꽃 아래에서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나도 좀 보아 주세요

    나도 꽃이 잖아요

    왜 다들 벚꽃만 보세요

     

     

    벚나무 발바닥 곁에서

    노랗게 핀 민들레 몇 송이가 소리친다

     

    지나가는 자동차 안에서

    사람들이 모두 훤히 드러난 벚나무만 바라보고

    우아한 자태를 뽐내며 자랑에 찬 그 화사한 얼굴들만 쳐다보며

    야, 아름답다

    감탄을 연발하고 있으니

     

     

    잘 드러나지 않지만

    나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름다워요

    민들레가 항변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것에만

    관심을 가진다

     

     

    눈앞에서 노래 부르는 가수에게 열광하지

    뒤에서 연주하는 피아니스트는 보지 않는다

     

    귀중품으로 몸치장한 여인에게 시선을 몰아가지

    초라한 행색의 여인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이 세상에는 화려함 뒤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 화려함을 따라가려고 황새 쫓는 뱁새처럼

    얼마나 발버둥치고 있는가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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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와서 잠자리에 누우니

    민들레의 외침소리가 다시 들린다

     

    내 차를 타고 가는 길이었다면

    차에서 내려 민들레를 한번 쓰다듬어주고 왔을 것을

    지금도 외치고 있을 민들레가 자꾸만 눈에 밟힌다

     

     

    민들레를 생각하며

    장애자나 지하철 입구에서 동냥하는 사람에게 그리고 사회의 약자에게

    더 많이 관심을 가져야겠다

     

    으스대고 교만한 자 외에는 모두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천하보다도 귀한 생명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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